Thursday, August 20, 2020

[김재호의 생명이야기] 건강보조식품의 유혹과 함정 -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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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95> 건강보조식품의 유혹과 함정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여 건강보조식품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건강보조식품 소비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찾기는 쉽지 않지만, 미국의 경우 5만 종류 이상의 건강보조식품이 유통되고 있으며, 50%이상의 미국인이 매일 한 가지 이상의 건강보조식품을 먹고 있고, 2015년 시장규모는 37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강보조식품의 제조업자나 유통업자들이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건강에 좋다는 홍보를 하는 것은 당연한 측면이 있지만, 건강보조식품의 장기적인 과잉소비가 건강에 해롭다는 보고가 적지 않은 만큼, 소비자들이 이러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건강보조식품의 부작용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건강보조식품의 유익과 부작용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건강보조식품에는 각종 비타민이나 칼슘이나 철분과 같은 미네랄은 물론, 효소, 약초, 아미노산, 지방산, 글루코사민, 프로바이오틱스 등 다양한데, 요즘에는 보디빌딩이나 체중감소를 위한 것까지 종류가 대단히 많다. 건강보조식품의 형태도 알약, 태블릿, 캡슐, 분말, 음료 등 다양하다.

사람들이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모두 섭취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므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가 들어있는 건강보조식품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는 일리가 있어 보인다. 어떤 영양소가 부족한 사람이 이 영양소가 들어있는 건강보조식품을 먹으면 부족한 영양소가 보충되므로 건강이 개선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는데, 그렇다고 건강보조식품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다.

유럽식품정보위원회(EUFIC)는 건강보조식품이 균형 잡힌 건강한 식사를 대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충분한 과일과 채소, 통 곡물, 적절한 단백질, 건강한 지방은 건강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적절히 공급하기 때문에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고, 식품에 근거한 식사지침에 따라야 하며, 보조식품이 특별히 필요한 경우에도 1일 권장량을 초과하는 복수의 보조식품은 피할 것을 권한다.

미국심장학회(AHA)도 기본적으로 EUFIC와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몸에 필요한 다양한 영양소를 얻는 방법은 균형된 식사를 하는 것이며, 건강보조식품은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건강한 식사를 기본으로 하여 일부 보충하는 것이지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건강보조식품에 모든 영양소가 다 들어있지 않으며, 칼로리와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소금, 콜레스테롤을 제한하는 균형된 식사를 대체하는 방법은 없다고 한다.

AHA가 건강보조식품을 먹는 것보다 다양한 식품을 적절히 먹는 방법으로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할 것을 권장하는 이유에는 거의 모든 영양소들이 장기간 과잉 섭취할 경우 잠재적으로 독성이 있으며, 건강보조식품과 처방 약 사이 또는 동시에 복용하는 건강보조식품 상호간에 상호작용이 생기는 부작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밖에도 수많은 부작용이 밝혀지고 있다.

건강보조식품은 수술 전후에 출혈의 위험을 높이고, 마취제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비타민 A를 너무 많이 먹으면, 두통과 간 손상의 원인이 되고, 뼈의 강도를 낮추며 선천적 결함을 유발할 수 있다. 과도한 철분은 메스꺼움과 구토를 유발하고 간과 기타 장기를 손상시킬 수 있다. 대부분의 건강보조식품은 임산부, 수유부 또는 어린이의 안전성에 대해 잘 테스트되지 않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소비자 단체인 컨슈머 리포트(Consumer Reports)는 심장과 간, 콩팥을 포함하여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건강보조식품을 피할 것을 권하고 있으며, 간이 손상된 7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한 연구에서는 간 손상의 18.6%가 건강보조식품과 관련이 있었고, 건강보조식품과 관련된 간 손상의 비율은 2004년 7%에서 2014년에는 20%로 높아졌다.

우리나라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건강보조식품에 대해서는 보조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하여 제조와 사용에 관한 기준과 규격, 유통, 품질관리 등 필요한 사항을 건강기능식품법에 정하여 건강기능식품으로 관리하고 있어 건강보조식품의 섭취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두고 있는데, 그렇다고 건강보조식품이 가진 위험이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건강 전문 기관들은 하나같이 몸에 필요한 영양소는 충분한 과일과 채소, 통 곡물을 포함한 건강하고 균형된 식사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것으로 충분하므로 건강보조식품을 보충하여 먹을 필요는 없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한다. 혹시 건강보조식품을 먹는 경우에는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은 것은 피하고, 종류를 줄이며, 권장량을 크게 초과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재호 독립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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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1, 2020 at 09:3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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